각 지역에 대한 단상

세종특별자치시에 대한 단상(1)

유영하는 바다젤리 2024. 8. 21. 02:53

세종시 하면 다들 뭐가 생각나나.

2024년 8월 19일, 세종 첫 방문 당시 만난 친구는 세종은 노잼도시라면서, 하다못해 사람들이 대전으로 놀러간다고 정말 할 게 없는 도시라고 하더라.

나는 수도가 될 뻔한 도시이며, 공무원이 많은 도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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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이 많은 도시

읽고 있는 당신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좀 말랑한 이야기부터 먼저 꺼내보겠다.

공무원이 많은 도시라는 인식은, 다른 것보다 네이버웹툰 가스파드 작가님의 '혁신적 얼간이들' 때문이다.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83466

 

혁신적 얼간이들

본 컨텐츠는 충청남도의 충남혁신도시 브랜드 웹툰으로 가스파드 작가가 전하는 혁신적 얼간이들 입니다

comic.naver.com

 

어.. 사실 이거는....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세종시 광고가 아니다.... 충남혁신도시 광고지....

근데 다시 확인하기 전까지 세종시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게 문제지 :)

 

그만큼, 충남, 신도시, 혁신도시 이런 이미지로 세종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 아닐까.

 

뭐 부대적으로 (이게 뭘 하는 곳인지는 모르지만) 세종시에 정부청사가 있다는 것도 유명한 사실이고.

 

 

#수도가 될 뻔한 도시

그리고 수도가 될 뻔한 도시라는 인식은 단순히 아주 어린 시절 서울을 옮긴다며 전국이 떠들썩했던 기억 때문에 생겼다.

이 때 정말.. 많이 어렸기 때문에 노무현 전대통령 시절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 지금 검색 좀 해봤다.

 

우선.. 세종시 수도 이전은 2002년 9월 노무현 전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것이다.

그런데 2004년 10월, '신행정수도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 위헌 결정'. 으로 수도이전이 무산되었다.

https://www.sejong.go.kr/ac/sub01_03.do

 

행정수도 추진일지 >

메뉴담당자 담당부서 : 미래수도기반조성과 국책사업지원팀 담당자 : 044-300-7914 최종확인일 : 2024-05-17

www.sejong.go.kr

 

 

위헌 사유는 이해한 대로 요약하면 이하와 같다. (바로 상단의 링크에 잘 설명되어 있다.)

1. 조선 이후 '서울'은 계속해서 수도였으므로 국민 정서상 관습적으로 수도는 서울이다.

2. 따라서 '수도=서울'임은 명문화된 법은 아니지만 관습헌법이기 때문에, 이 또한 헌법 제 130조에 의해 국민투표 등의 절차를 취해 개정해야 한다.

3. 관습헌법의 개정을 헌법 개정절차(130조)를 따르지 않고 법률로서 실현시키려 한 것은 위헌이다.

 

# 헌법 제 130조

①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하여야 하며, 국회의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② 헌법개정안은 국회가 의결한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붙여 국회의원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③ 헌법개정안이 제2항의 찬성을 얻은 때에는 헌법개정은 확정되며, 대통령은 즉시 이를 공포하여야 한다.

 

2005년 3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

2005년 11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 합헌 결정.

 

합헌 사유는 간단히 요약하면

1.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새로운 기능을 하는 도시를 만든 것이지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수도'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서울이 수도의 기능을 유지한다.

2. 헌법 제 72조에 의해,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이지 않고도 시행 가능하다.

 

#헌법 제72조 

대통령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외교ㆍ국방ㆍ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2007년 7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착공.

2012년 7월,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2012년 ~ 2014년 정부세종청사 3단계에 걸쳐 이전.

2023년 4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세종시 이전.

(자세한 것은 상단 링크 들어가서 알아서 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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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의 정혐에 대한 오늘의 단상.

요즘 다들 그러잖아, 20대 청년층들이 정치를 혐오한다고.

정혐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는데, 정부에서 전 정부 정책을 계속 이어가면서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우리의 정혐에 치료제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의 의견이지만, 

내 경우에는 여야가 바뀌면 전임 대통령을 말 그대로.. 정치적으로 죽여버리는 것만 계속 봐서 그런지 

항상 이하와 같은 생각을 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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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기 기준) 대통령 임기 5년간 완성할 수 있는 단기계획 말고는 어차피 다음 대통령이 당선되면 현 대통령의 정책은 다 흐지부지되지 않겠는가 하는 불신이 있었다. 이렇게 해서는 대통령들은 '내 정부에서 실효성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근시안적 정책을 내놓을 것이고, 이 나라는 장기적 발전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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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에 세종시 연혁을 찾아보니, 노무현 전대통령의 임기는 '2003년 2월 ~ 2008년 2월' 이었으나, 그 이후 현재까지도 세종시를 행정수도로서 자리잡게 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었더라. 노무현 전대통령의 공약부터 20년을.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도 나라를 믿고 살지 않겠나.

젊은 세대를 보고 그 전에는 x세대, 현재 10~20대는 z세대. 아예 40대부터 20대까지 싹 묶어서 mz세대라고들 하는데,

세대가 바뀌어도, 아직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정치인을 어떤 일꾼이나 직업으로 보기보다는 왕이고 벼슬아치들이라고 보는 것 같거든. (일단 난 그럼)

 

자식들 사이좋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국민을 키우고,

자식들 더 좋은 집에서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나라를 키워 줬으면 한다.

 

감히 내가 국민정서가 어떠하다 말할 수 없겠으나,

내가 생각하는 우리 국민의 정서에 기초하여 정치인에게 바랄 수 있는 가장 원론적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