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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하나 고.독.사 그녀들
스무 살, 서울에 위치한 대학교에 입학하여같은 동아리에서 만나게 된 세 사람 고태영, 사랑, 독고이나.세 사람은 집값은 비싸고 사람은 많고 야경만 화려한 서울에서11년이 지난 지금까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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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구질구질하기 짝이 없는데,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게 더 슬프다.
20대 초중반에 아홉수 우리들이라는 웹툰을 봤지만 정작 스물아홉쯤 되어서야 공감이 되더라니
20대 후반에 서른하나 고독사 그녀들을 보았을 때는 별 생각이 들지 않더니 서른이 되어서야 공감이 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그냥 개똥벌레였다는 노래를 듣고 고속도로 중간에 눈물이 나서 당혹스럽더라니
정말 개똥벌레라고 쐐기라도 박듯, 오늘은 이 웹툰을 보고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전체적으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기는 하다.
내가 원했던 건 다 가진 사람들이고, 캐릭터들이 가진 욕망이 내가 가진 것보다 한 단계 위에 있는 욕망이라.
셋 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서 10년을 서울에서 살면서, 각자 나름대로 직장생활 잘 하고 있고 외모도 예쁜 사람들.
아마 어디다 내놔도 부족한 데는 없는 사람들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에 매여 있고 결혼에 매여 있는 것이 참 공감가지 않고 역겨워서 중간에 안 본 기간도 있었는데,
독고이나(왼쪽에 있는 검은머리에 빨간 모자 쓰고 있는 캐릭터)가 최근 연재분에서 속 시원한 소리를 해 주더라.
얼굴만 보면 남자 이야기가 대화를 꽉 채우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동성친구를 만나겠다고 모임 같은 걸 나가면 대부분 그렇다.
그런, 소위 '남미새'들은 세상 살면서 보는 걸로 족한데 굳이 웹툰을 보면서까지 그런 대화를 읽고 싶지 않아서 한동안 안 봤던 웹툰이다. 그런데 평소에 그런 사람들에게 하고 싶던 말을 이 캐릭터가 그대로 해 주니 시원했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철이 덜 든' 사람이다.
평생을 느끼는 게 있다.
어디에서 소속되지 못하고 붕 뜨는 기분.
항상 또래보다 몇 살씩 정신이 어린 느낌.
지금 나이에 이야기하면 남들이 웃겠지만, 영재원 권유도 받아봤다.
환경이 받쳐줬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공부로 성공했을 거라고 자신한다.
머리 쓰는 것에 덤벼서 성과 못 낸 경험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내가 어딘가 모자라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다. 난 평생 내 또래들의 사회생활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다.
초등학생 때 주위 친구들의 심리를 고등학생쯤 되어서야 이해했다. 20대 극초반에 친구들이 하던 말을 이제야 이해한다.
다른 친구들이 더 '어른의 것'을 원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이제야 여행도 다니고 연극도 보러 다니는 그 취미생활에 관심이 간다.
그런 것에 눈 돌리기 힘든 삶이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천성이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든다. '남미새'로 느껴지고 이해되지 않고 싫기까지 한 그 '남자 이야기'가 사실은 내가 어려서 공감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그리고 나와 같은 인간이 사실은 웹툰 캐릭터로 묘사될 정도로 흔한 인간 '군상'의 모습인 것이 아닌가 하는.
그렇게 생각하니 한없이 무서워진다.
이제 서른. '청년'의 막바지인데. 아직도 나는 비주류라는 것이.
영원히 이방인으로 남아 소속되지 못하고 떠돌다 나이먹게 될까 무섭다.
오늘 글은 원래 일기에 가까웠으니, 두서없겠지만 이것도 붙이고 넘어가자.
내 평생의 콤플렉스는, 10대 20대에 남들처럼 놀고 공부하면서 그 어린 시절을 즐겨보지 못한 것.
그 시절에 부모님에게 제대로 응석부리면서 어리게 굴어보지 못하고,
남들 술도 마시고 클럽도 가고, 학점에 신경쓰고 취업도 미뤄가며 땡깡도 피워보는 그 시기를 겪어보지 못한 것.
그래서인지 아직도 그 어린 마음이 충족되지를 않아서, 정말 이렇게 못난 어른이 될까봐 계속 무서운 것.
그런데, 결국 서른도 그런 나이인가봐.
30대도 아직 한참 내 앞길 생각하면서 살아도 되는 젊은 나이인가봐.
그래서 뭔가 안심됐다. 덜 억울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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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리뷰가 되려면 세 캐릭터들을 다 다뤄야겠는데, 지금이 새벽 2시 반이라 우선은 하고 싶은 말만 써두고 나중에 추가하는 걸로 하자. 가장 공감가는 캐릭터를 이미 언급해버렸지만 다른 캐릭터들도 나름 공감가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언급을 안 하고 넘어가기는 아쉽고.
===== 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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