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동/강릉

강릉: 경포호 북쪽라인을 타고 경포대 해수욕장까지.

유영하는 바다젤리 2024. 5. 22. 15:57

※ 모든 사진은 기본적으로 무보정입니다. 내가 귀찮거든요.
 
※ 주인장은 인터넷 망령입니다. 사진 무단이용에 주의하세요.
 
2024. 05. 18 (토)
 
[오늘의 경로]
이동수단: 도보
날씨: 약 30도 전후, 맑음
특이사항: 목말라, 마라톤인지 뭐 달리기대회 뛰는 사람들 있었음.

오늘의 경로

 
시작지점은 논밭이다. 역시 감자밭으로 시작한다. 저 하얀게 다 감자꽃이다.
왠지 스프링쿨러(?)에서 간지가 흐른다. 역시 뭐든 장인은 멋있다.

수동 스프링쿨러?

 
길에 개망초랑 큰금계국이 왕창 피었더라.
앞으로 포스팅할 때 꽃 이름은 도감처럼 쓸 생각이다. 이미지검색 만만세.
근데 막상 사진은 없어서 검색해본 사진으로 대체한다. 내 블로그니까 내 마음대로 할거야.
사진 옆으로 배열할 때 크기 어떻게 조절하냐
 
큰금계국은 향이 좋아서 흐드러지게 피어 있으면 꽃향기가 확 올라온다.
그래서 이걸 읽고있는 님들은 그게 어디 피는지가 중요하겠지?
상단 경포생태저류지 오죽헌 방면으로 피어 있더라. 
근데 강릉 여기저기 꽤 흔하게 심겨 있어서 맘먹고 강릉 도보로 돌아다니면 자주 볼 수 있다. (2024년 기준)

 
 
사실 오늘 목적은 경포대였는데 걷다 보니까 선교장이 있어서 루트 변경했다.
이것은 30도 땡볕에서 불타오르는 돌다리의 모습이다.

돌다리도 놓으려면 이렇게 이쁘게 놓을 수 있다.




난 강릉 시민이라 입장료는 무료였다. 
강릉시민 인증용 신분증을 꼭 지참하세요.
외부인은 성인 5000, 청소년이나 군인 등은 3000, 어린이는 2000원이다.
난 관계자가 아니지만 궁금한 사람을 위해 링크도 드립니다. https://knsgj.net/tour

 

강릉선교장 > 관람 안내

강릉선교장 국가민속문화재 제5호 선교장 한옥스테이 한국전통문화 체험관

knsgj.net

 
타죽을뻔했다....
한여름 그늘이 존재하니 어르신들도 같이 존재하여 옆엔 어르신들이 앉아계셨고
난 일단 여기서 정신 좀 차려보았다.
 
강원도에서 군생활했던 사람들이 자꾸 강원도는 춥다는 편협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강릉은 눈이 많이 오지만 더운 지역이다. 눈도 2월쯤 폭설로 몰빵한다. 
아마 동해를 끼고 있어서 난류가 올라오니 따뜻한 게 아닌가 싶긴 한데 나중에 한번 공부해보겠다.

선교장 들어서자마자 좌측이다.

 
선교장 박물관이라는게 있는 것 같던데 운영 종료된건지 내가 간 날은 안 열렸더라. 아쉽..

선교장 박물관 입구

 
이대로는 태양초가 되어버릴 것 같아 수분을 끼얹기로 했다. 
선교장 지도를 보면 '카페 리몽' 이라는 카페가 있는데 저것이다.
지금 이거 올리다가 깨달았는데 용량이 커서 사진이 제대로 안 올라간다. 
다른 곳에 업로드해서 캡쳐해오는 방식을 택했는데, 혹시 캡쳐 티나거든 그래서이다. 의심하지 말지어다.

카페 리몽, 선교장 카페

 

초코는 언제나 옳고 한옥 속 서가는 운치있다.

 
 
판매용 서적인데, 열람도 할 수 있다.
보고 있으니까 감사하게도 사장님이 편하게 가져가서 봐도 된다고 하시더라.
시간관계상 역사까지만 읽고 왔는데, 올 사람들은 처음에 카페 한번 들러서 이 책 읽어보고 돌아봐도 좋겠더라.
박씨부인이 자식들을 데리고 고향 강릉으로 돌아온 것이 강릉 이씨의 시작이라는 듯했다. 
선교장 전체를 둘러보면 굉장한 저택인데, 요즘 유행하는 '회빙환' 에 등장하는 영애들이 사는 저택들이 결국 한국 버전이면 이런 것이 아니겠나 싶다. 

 
 
소나무가 한옥을 둘러싸고 있다.
앞에 흰 꽃은 개망초다.

잔잔하게 가야금인지 거문곤지 소리가 난다. 어디서 연주하는 건 아니고 스피커에서 나옴.

 
이거 숙박체험장이다.
오죽헌 옆에 있는 한옥마을도 숙박체험장인데 여기도 시설이 있는 걸로 보아
강릉시는 한옥숙박체험을 좀 미는 모양이다.
좋은 방향성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숙박체험장은 그냥 좀 새로 지어라....
가족 한 팀 묵고 계시던데 그냥 같이 관람대상 되어버림.
오실 분들은 상기한 한옥마을 숙박체험장 추천합니다. 저긴 진짜 한번 갈만한거같슴다 이쁨.

'하인들의 살림집으로 이용되었다.' '지금은 한옥숙박체험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좌 꽃양귀비, 우 금낭화

 
 
선교장 끝까지 들어가서 살짝 우측으로 가면  '선교장 둘레 청룡길' 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청룡길로 들어서면 정말 한밤 청룡이 내려와 쉴 것 같은 웅장한 소나무길로 들어설 수 있다.
소나무들 높이가 대부분 20미터가 넘어가는데, 그 웅장한 아름다움에 내가 다른 세계로 들어온 것만 같다.
길에 유도등을 설치하고 있었는데, 밤에 와도 나쁘지 않겠으나 이 웅장함을 보려면 맑은 낮을 추천한다.

강릉은 소나무의 고을이다.

 
 
청룡길을 쭉 돌아내려오면 활래정을 만날 수 있다.
선교장 정문 기준으로 첫 우측 건물의 연못이다.
활래정의 뜻은 물 흐를 활을 써서, 서쪽으로부터 연못으로 물이 흘러들어와 빠져나간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 하는데, 
보시다시피 아주 생명이 가득하여 초록색이다. 

활래정 경관

 
연못 중간에 소나무가 사는 섬이 있다.
저 소나무는 물 걱정은 없겠다.

활래정 경관

 

활래정 내부

 
 
목적이 경포대였기 때문에 오후 4시 반이 되어 선교장은 빠져나왔다.
그리고 입구에서 국적을 부정당했다.

나는 강하지 않다.

 

하루종일 낮달이 떠 있는 한낮

 

내가 왜 걷겠다고 했을까

 
한참 걸어올라오다 보면 경포대가 보인다.
사실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너무 더웠다....

이곳에도 소나무가 가득하다.

 
 
‘경포대’는 강릉을 대표하는 명승지 중 하나로 강원도 강릉시 경포로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2046호로 지정되어 있다. ‘경포대’는 고려시대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누각으로 정면 6칸, 측면 5칸, 기둥 32주로 구성되어 있다.
 
라고 강릉시에서 소개하고 있다.
https://www.gn.go.kr/tour/prog/lod/Sights/S0202/sub02_03_03/view.do?cid=255

 

역사・유적 > 문화관광 > 관광명소 > 강릉시 관광포털

 

www.gn.go.kr

 
자세한 건 모르겠고 엄청 커다란 누각이다.
확실히 한국 문화재들을 보면, 고려시대 것들이 크고 화려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고려 하면 팔관회 하며 화려한 이미지가 있어서 그 편견으로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으나, 경포대 누각도 크고 단청이 화려하다는 느낌부터 들었다.

경포대

 
들어가면 좌우로 단이 있는데, 좌측 단에 올라가서 한참 구경하다 누워버렸다.
바닥이 시원하고 시야가 탁 트인 것이 이게 극락이지.

경포대 누각과 전경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수 전경

 
경포대에서 내려오면 이제 솔로를 한번 죽여준다.
굉장히 어린 커플이 부모님으로 추정되는 분들과 나와 사진찍고 있던데, 
남자분이 "잘 살겠습니다!!!" 외치는 것이 아마 결혼하시는 것 같더라.
나이가 아무리 많게 봐도 20대 초중반을 넘지 못하는 아주 어린 커플이었는데,
예쁜 곳에서 예쁜 날을 사진에 박제하셨으니 평생 이렇게 아름답게 사실 것이다.

커플이 와야 하는 곳인가봄

 
경포대 뒤쪽으로 내려가면 저 멀리 또 소나무숲이 보인다.

사진이 뭔 몽골고원처럼 나왔네

 
 
다음 목적지는 수제타르트를 판다는 오버웨이트 카페였다.
사실 카페를 자주 다니는 편은 아닌데, 오늘은 목숨을 붙여놓으려면 카페를 기지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습지에 도달한 순간부터 느껴버렸다.
 
overweight의 뜻이 '커다란 타르트'라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많이 먹으면 살찐다는 뜻으로 들린다.
못 먹어봐서 맛은 모르겠다. 다 팔렸더라..

하지만 내가 마주한 것은 '디저트 소진 마감합니다'

 
그래서 목숨을 부지하고자 그 근처 엘카페로 왔다.
감로 아이스티라는 걸 시켰는데, 차라더니.. 진짜 그냥 차가운 차다.... 몸에는 좋겠지.
달콤한 아이스티를 원하면 다른 메뉴를 시킬 것. 

 
 
엘카페에서 나와 경포해변 방향으로 몇 발 걷지 않으면 경호정이라는 정자가 나온다.

경호정 (적혀있는 한자는 우측부터 읽는다)

 
포스팅하며 검색해보니 내가 현판이 나오게 찍은 정자가 아니라 맞은편이 경호정인가 싶기는 한데....
이거 뭐 역사학과 친구라도 하나 사귀어야 하는가...?
 
조선 극 후기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한다.
뭐 어느 시대에나.. 그렇겠지만 조선 극 후기면 나라가 난리가 났던 시기인데 뭐 정자가 다 있네.
https://www.grandculture.net/gangneung/index/GC00300587?category=%EC%A7%80%EB%AA%85%2F%EA%B8%B0%EA%B4%80%EB%AA%85&depth=2&name=%EA%B0%80&page=123&search=%EA%B2%BD%ED%8F%AC%ED%98%B8%EC%88%98

 

경호정 - 디지털강릉문화대전

[정의] 1927년에 건립된 경포호수 주변의 정자. [명칭유래] 경포호수 가에 자리 잡은 정자로서 경호정(鏡湖亭)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다. [위치] 강릉시 저동에 있다. [형태] 팔작 기와지붕에 겹처

www.grandculture.net

 

강릉은 어디로 가나 길이 아름답다.

 
지금껏 걷던 방향으로 경호정에서 더 걸어가니 뭔가 불탄 흔적이 있더라. 
작년(2023년)에 경포쪽 다 불탔을 때 탄게 아직 그대로 있는건지.. 최근에 불탄건지는 모르겠다.

뭐가 불탄거지?

 
 
저승길마냥 아름다운 꽃밭을 지나

좌 수레국화 중 꽃양귀비 우 큰금계국

 
 
사실 더 걷다 보면 방해정이 있다.
앞서 만났던 선교장의 주인 이봉구가 지은 건물이다.
이 때 내 휴대폰 배터리는 30% 미만이었고, 건물은 공사중이었으며, 해가 지고 있어 스킵했다.
다음에 또 봅시다.
 
방해정의 방은 放으로, 놓여 있다는 뜻이라.
바다에 놓여 있는 정자라는 뜻인 것 같더라.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01094

 

강릉 방해정(江陵 放海亭)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encykorea.aks.ac.kr

 

 
남은 시간 경포호수를 따라 쭉 걷고.

경포호수

 
 
바다에 도착했다.

저 네모 안이 포토존이다. 성수기에 갔다면 저긴 당신들의 자리가 아니다.

 
 
어떤 아저씨가 버스킹을 하고 있는데, 저것이 또 진국이다....
혹시 이 글 보시면 버스킹하실 때 연락 좀 부탁드립니다. 목소리 천국이셨습니다.

최고심다

 
 
그리고 내 여행일지는 여기서 끝이다.
휴대폰 배터리가 다했기 때문이다.

굶으면 일을 못한다.

 
이게 내 마지막 사진이다.
지는 굶기고 나만 뭘 먹어서 아무래도 휴대폰이 좀 열받은 모양이다.
하긴 나같아도 나는 굶는데 사장만 치킨시켜먹고있으면 열받을 것 같다.

향 진한 짜장범벅 맛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