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하면서 기숙사에 사들고 갔던 수건.
대충 주황무늬 흰바탕인 건 알고 있었는데, 다람쥐 무늬인 건 오늘 처음 알았다.
사람 전두엽이 길어야 25세쯤 성장이 끝난다는데, 10대 초입부터 20대 초반까지 가족들에게 묶여 있었던 것이 문제였는지 이미 성인이 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마치 초등학생 시절 매일매일이 새로웠듯 세상이 새롭다.
평생 내가 길치인 줄 알았는데, 대학 입학 직전에 집 앞 강변가에서 자전거를 타니 갑자기 세상이 넓게 보이더라. 비유가 아니라, 정말 시야각 자체가 넓어지고 지도가 보이는데 평생 감옥에 갇혀 있다 나온 기분이었다.
매년, 매달이 아니라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다. 어린 시절 정신적 성장이 환경적 저해요인에 의해 멈춰 있다가 저해요인이 없어지고 적당한 성장자극(어린이들에게 주어지는 것과 같은)이 주어지면 갑자기 단시간 내에 폭발적으로 성장한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잠깐 구글링해봤는데 어떻게 검색해야 나오는지 모르겠네)
마치 그런 것처럼 매일이 다르다. 나에게는 정말 다행인 일이다.
다만 슬픈 것이 있다면 실수해도 되는 나이에 모든 것이 묶여 있었다 보니, 어른이 되고 나서 하고 있는 이 실수들은 만회할 기회도 없이 모두 내 오점이 된다.
바꿀 수 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나이에 실수하고 성장할 수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는 할지언정 질투하거나 미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가 되겠다. 그리고 그렇게 못나고 싶지가 않아서 노력이라는 걸 한다. 어린 시절 원했던 그것을 이룰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더 어린 친구들을 미워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정도의 성공은 필요하겠다. 그렇게 늘 생각한다.
'세상살이는 처음이라 > 오늘 일기 한피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 11. 15 (금) (0) | 2024.11.15 |
---|---|
2024. 11. 14 (목) (사실 13일 밤같지만) (5) | 2024.11.14 |
다이소 공구란 (0) | 2024.08.30 |
2024년 08월 27일. -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것은- (0) | 2024.08.27 |
2024. 08. 23 (금) (0) | 2024.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