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8. 24 (토)
※ 모든 사진은 기본적으로 무보정입니다. 내가 귀찮거든요.
※ 주인장은 인터넷 망령입니다. 사진 무단이용에 주의하세요.
[오늘의 경로]
이동수단: 승용차, 도보
날씨: 최고 31도. 비가 쏟아지다 맑았다.
특이사항: 이제 갤럭시 카메라가 태양 흑점까지 찍는다.
#공지
이번 포스팅부터 중간에 소제목이 달립니다.
원하는 부분만 읽기에 조금 더 유용하기를 바랍니다.
#들어가는 말
별 거 없다.
그냥 바다가 보고 싶었다.
나기를 바닷가에서 나서, 뭍 올라온 고기 꼴이라.
물고기가 직접 바다 한번 찾아가주기로 했다.
목적지도 별 거 없었다.
동행이 남양방조제가 예쁘다고 해서 가기로 했고,
가는 길에 행담도휴게소가 눈에 띄었을 뿐이다.
#강의시간
그리고 오늘도, 이곳이 어떤 지역인지 조금 알아보자.
뭐 요즘 세상이 어떤 시대인데, 네이버 지식백과를 그대로 긁어올 필요는 없겠다.
몇 가지 요악만 하자.
1. 행담도는 어떤 곳인가?
1) 서해안 고속도로가 관통하는 충청남도 당진시에 속한 섬.
2) 서해대교가 당진시와 평택시를 연결하면서, 연간 1천억원 가량의 물류비 절감효과가 있다.
3) 서해대교가 행담도를 관통하면서, 서해대교 건축비가 상당히 절감되고 공사기간도 단축되었다.
4) 기존 행담도 주민들은 2~3천만원 가량의 보상금 외에 어떤 생계대책도 지원받지 못하고 쫒겨났다.
5) 현재 행담도에는 행담도휴게소와 모다아울렛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4)의 경우, 구글에 '행담도'라고 검색하면 검색결과가 우수수 쏟아진다.
2000년에 서해대교가 완공되었으니, 약 25년 가량 지난 사건인데, 당시 상당히 큰 사건이었던 모양이다.
핵심은 행담도 주민들의 거주공간이 무허가 건축물이었고, 그에 따라 도로공사가 책정한 보상금이 (객지에서 다시 자리잡기에) 터무니없이 적었다는 것인 듯하다.
2. 남양방조제는 또 어떤 곳인가?
1) 방조제(seawall)는 '조수'를 '방'어 하는 것으로. 영어로도 '바다(see)'를 막는 '벽(wall)'이다.
2) 남양만 내부로 들어가면 '간척지들'이 있는 등, 내부 논밭은 간척지다.
3) 1974년에 준공되었다.
4) 2279ha의 농지를 확보하였다.
5) 환경파괴 등의 이유로 비판받고 있다.
이 동네에는 네이버지도상 가려져 있는 공장(?)이 있는데,
네이버가 제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이하 포스팅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출발!
태어나서 처음 해 본 주유.
일단 기름부터 넣고 출발했다.
차를 아무리 딱 붙여서 들어가도
통행권 뽑으려면 안전벨트를 풀고 차 밖으로 몸을 꺼내야 한다.
브레이크 밟고 몸을 쭉 늘리는 내 모습이란 :)
(!뒷 차가 없어서 찍을 수 있었던 사진입니다!)
#행담도
입성!
주차장이 꽤 넓다.
내가 운전해서 들어온 첫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이 대각으로 되어 있어 주차하기 편했다.
이 때 시간이 한.. 오후 3시 반.
우린 소금빵 하나 나눠먹은 것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고 배가 고팠다.
그래서 밥을 좀 먹었다.
'집에서 먹는 밥' 이라는 휴게소 식당인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휴게소 밥 이미지는 아니었다.
상단 사진 정도로 시키면 인당 13000~14000원 정도의 금액이 나오는데,
둘 다 배가 꽤 고팠는데도 다 먹고 나니 더 뭘 먹기 싫은 수준.
보통 '인스턴트 맛'이라고들 생각하는 가벼운 맛이 나지 않고,
정말 '집에서 먹는' 맛이 난다.
사진에 있는 메뉴들 중에서는 의외로.. 제육만 조금 아쉽고 나머지는 모두 상당히 맛있는 편.
닭조림은 심하지 않고 조금 짠 듯하지만 간간하게 맛있는 정도고, 미역국와 잡채는 깔끔한 맛.
아무튼 추천한다.
먹은 게 없으니 딱히 화장실도 가고 싶지 않았는데,
다 먹고 나서야 둘 다 화장실이 급하더라.
물이 좀 노랗지만 놀라지 말아라.
'한번 정화된 중수도는 물 색깔이 노란색입니다. 친환경적이며 해롭지 않습니다.'
물을 재활용하나본데,
우리가 오래 지구를 써먹으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굳이 변기 물이 깨끗할 필요가 없잖아.
특이한 점이라면,
행담도휴게소 여자화장실에는 향기정원이 꾸려져 있다.
온갖 향기나는 물건들.. 그러니까 롤온이나 비누 등을 팔고 있는데,
이거 또 신선해서 눈이 한번 가더라고.
세상에 화장실에 이런걸ㅋㅋㅋ
뭐 일단 먹고 싸고를 해결했으니 이제 근본적 욕구는 모두 충족되었다.
행담도 구경을 시작하자!
행담도휴게소는 버스가 따로 들어오나 보더라.
당진 등 근처 사시는 분들은 이거 타고 들어오셔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난 동해쪽 출신이라, 서해쪽 출신들 많이 놀리면서 산다.
그치만 서해바다도 바다이기 때문에, 바다 보니 너무 예쁘고 기분 좋더라.
역시 물고기는 물에서 살아야지.
여기는 모다아울렛이다.
왜.. 갑자기 모다아울렛으로 갔냐면 우리 목적지가 여기가 끝이 아니었기 때문이지ㅠㅠ
나도 여기까지 운전해와서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구경하고 싶지는 않았어!
사진이 흐린 것은 곧 닥칠 재앙의 복선.
해가 떠 있을 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여기까지 보고 어서어서 발길을 재촉했다.
거대 모히또 한잔.
비가 미친듯이 쏟아졌다.
일행이 계속 "스콜성 기후" 라면서 지구 멸망한다고 외쳤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니 고속도로에서 다들 시속 50~70km/h 선을 유지하더라.
나도 50~60 정도로 달렸다.
속도 낼 생각하니 무서웠는데, 다들 살겠다고 속도를 줄여줘서 얼마나 감사했는지. :)
다행히 곧 비가 그쳤다.
거짓말처럼 예쁜 하늘.
#남양방조제
남양방조제 라인으로 매향리평화생태공원까지 쭉 따라올라오면 이화 5리에 도착한다.
방조제 쪽에는 낚시하러 온 커플이 보이기는 했는데, 죄다 철조망에 네이버 지도에서는 로드뷰도 가려져 있어
조금 더 올라와 이화리에서 놀기로 했다.
도로명은 매화길이요 지번은 이화리라 말 그대로 하얀 꽃밭같은 이름인 이 동네는,
꽃은 없지만 서로는 바다, 동으로는 간척지가 펼쳐져 있어 꽃밭은 아니지만 동서로 먹을 것이 나오는 '밭' 같은 동네 같았다.
바다로 내려갈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내려가면 울퉁불퉁한 돌밭이라 신발을 잘 골라 신고 왔으면 좋겠다.
다쳐요 다쳐:(
근데 해질녘에 오면 이 동네.. 좀 있어보이게 찍기 좋으니 추천함.
바다로 내려가면 파도에 망둥어들이 쓸려와 돌에 와르르 붙어있다.
얼핏 벌레처럼 보이는데, 귀여우니 잘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귀여우니 조금 더 살펴보자.
한국인은 삼세번이니 한번 더 보자.
#갤럭시 흑점 이슈
근데 오늘 유난히 해가 붉지 않나?
그래서 갤럭시 친구를 이용해봤다.
달고리즘 이야기도 있고 하니.. 사실 대충 동그란 거 달로 인식하면 재밌겠다 싶어 시작한 짓이었다.
근데....
님들아 갤럭시.... 태양 흑점을 찍는다. 온전히 100배줌 한 것도 아니다.
다음날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센터 SOD위성영상으로 흑점 위치를 살펴보니,
정확한 시간대 비교를 할 수는.. 없었지만 흑점 위치가 어느 정도 맞아들어가서.. 저거 흑점 맞는 것 같다.
(태양은 기체라서 위도가 높을수록 자전속도가 느려진다. 중심부가 빠르게 돌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는 존재한다. (적도가 27일)
https://spaceweather.kasa.go.kr/spaceenvsun.do
좀 짱이라고 생각했다.
카메라로 직접 태양을 찍으면 이미지 센서가 망가진다고는 하는데,
사진이 온전하게 찍히기도 했고 해질녘의 태양이라.... 괜찮을..걸?
혹시 따라할 사람 있을까 언급합니다.
정오에는 ND필터같은 것 끼고 찍으시고, 눈도 조심하세요.
흑점 사진을 다 찍고 나니, 또 (내 시야 기준으로) 태양빛이 딱 해안선을 따라 내가 있는 위치로 오더라.
이제 좀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어서 태양에 한번 빌어보기로 했다.
이것저것 외치는 모습을 보고 동행이 토테미즘의 현장이라 놀렸다. :)
돌아가려 발길을 돌리는데, 눈앞에 성인 팔뚝만한 생선뼈가 나타났다.
이 정도 크기쯤 되니 무슨 화석 같더라.
다음 생에는 더 커다랗게 태어나렴....
올라와서 도장 찍는 곳이 있길래 도장도 한번 찍어주고.
(지도상 표시된) 매향리평화생태공원 쪽을 조금 걸으니 해가 지더라.
객지인을 알아보는 똑똑한 개를 뒤로하고 이제는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할매솥뚜껑삼겹살
저녁은 '할매솥뚜껑삼겹살 포승점' 에서 먹었다.
이거 키오스크가 아니라 다른 이름이 있는데.... 기억이 나질 않으니 일단 키오스크로 칭하겠다.
저기다가 볶음밥 하나 볶아먹었는데 둘이서 딱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는 수준.
고기는 겉을 가볍게 익혀 나오고, 직원분이 잘라서 불에 올려주고 가신다.
김치와 양념콩나물도 저렇게 배치해주고 가시면 이제 마저 익혀서 맛있게 먹어주면 된다.
파절이는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셀프바에서 얼마든 가져올 수 있고,
셀프바에는 쌈채소, 생마늘, 쌈장 등 기본적인 것들은 모두 제공된다.
가격 대비 고기 질도 좋고, 볶음밥이 너무 맛있다.
사실 고기만 다 먹어도 이미 어느 정도 배가 찼는데, 볶음밥까지 싹 긁어먹어버렸다.
영수증리뷰를 하면 바나나우유도 하나 쥐어주시는데 후식으로 좋다.
동네를 보니 가볍게 놀러나오기 좋은 시내 느낌이던데, 평택 살았으면 자주 왔을 듯.
..
...
... ... .
그리고 집에 돌아가서 기절하듯 잤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먹은 꼬마김밥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아, 고속도로비는 총합 1700원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국도만 탔다.)